따뜻하고 안전한 괴리감 가득 넣어 빵을 만듭니다.
어서 와요, 여기 앉아요 👋 | 하이디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여러분의 마음은 오떠하신지?
사람마다 습관처럼 굳어진 생각의 경로가 있다고 하죠.
제 머릿속엔 ‘자기평가 - 반성 - 후회 - 불안’쪽으로 생각의 길이 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매해 가을, 겨울을 즐겁기보단 아쉽고 불안한 마음으로 맞이해온 것 같아요.
올해는 그랬던 자신과 거리를 좀 둬 보려고요.
제 생각에, 뜨거운 여름에 공들여 태운 모든 것은, 모양을 바꿀지언정, 사라지지 않아요✨.
그러니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마지막 잎새 감성 갖지 않기🍂! 반짝이는 겨울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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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이 다르다는 것🛰️ | 클립
저는 지금 출장을 와 있어요. 새로 이직한 회사는 글로벌 회사라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특정한 나라에 함께 모여 일을 하고 있는데요. 물론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 것도 긴장이 되지만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기도 합니다.
미국, 프랑스, 슬로베니아, 일본, 대만, 한국까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이니 밥을 먹을 때도, 디저트를 고를 때도, 스몰톡을 할 때도 문화 차이가 엄청나게 느껴져요. 대부분 서양 국적의 사람들은 인사의 텐션이 높고 스킨십도 자연스럽고..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발산해요. 처음엔 어색했는데 일주일쯤 되니까 그 모든 소통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물론 그럼에도 개인마다 성향과 기질이 정말 다르지만 함께 일하는 내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가진 각 국가의 문화적 공통점을 보며 많이 배우고 즐기고 나누고 있습니다. 음… 다 좋지만 금세 지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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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 | 웨
중3 과학 시간에 RFID 태그를 배우면서 '버스 카드를 삐빅- 찍는 행위에 보이는 것보다 복잡한 기술이 담겨있잖아?!' 하고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때의 충격 때문인지, 어려운 걸 쉬워 보이게 하는 게 장인이라는 말을 들을 때 저는 꼭 버스 카드가 생각나더라고요.
최근에도 그런 개념을 하나 만났습니다. 바로 '하루'인데요. 휴대폰이 시간을 알려주고, 어딜 가나 시계가 똑딱똑딱 잘 돌아가서 그런가 보다-하고 살고 있었는데, 천문학을 공부하다보니 하루라는 개념이 되게 심오한 거예요. 하루를 일정하게 정의하려면 어떤 기준을 잡아야 하는데, 기준을 정하기까지가 매우 복잡한 거죠. 왜냐하면 우리가 쓰는 하루의 개념은 태양을 기준으로 하는데, 지구는 태양 주위를 완벽한 원이 아니라 타원 궤도로 돌고, 태양과 가까울 때는 공전 속도가 빠르다가 멀 때는 느리고, 자전축은 기울어져 있고, 이런저런 원인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모든 요소를 고려하게 되면 매일 하루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평균 태양이라는 가상의 점이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하루를 동일한 24시간으로 정하는 것이더라고요.
모르고 살아가도 아무 문제 없지만 괜히 '하루란 뭘까.. 시간이 흐른다는 게 새삼 새롭다..' 사색에 빠지며 센치해진달까요. 가을 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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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손으로 글을 씁니다. 휘갈겨 쓰는 메모 정도야 평소에도 많이 하는데, 이렇게 ‘글’을 손으로 쓰는 것은 오랜만이라 느낌이 색다르네요. 원고지, 논술용지, 졸업시험용지 등 시즌마다 저와 💪🏻힘겨루기를 했던 종이들이 하나 둘 떠올라요.
저와 씨름했던 최초의 종이는 아마도 기름종이입니다. 당시엔 미농지라고도 불렀고 요즘엔 트레이싱지라고도 한대요. 저의 초등학교 첫 담임선생님은 나이가 지긋한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그 분께 가장 많이 받은 숙제는 반투명한 기름종이를 교과서 위에 얹고 정성스럽게 글씨를 베껴오는 것이었어요. 일정하게 힘주어 글씨를 쓰는 게 그 때만 해도 꽤 힘든 일이었지요. (많이 성장했구나 나란 인간.) 노력의 결과물이 구겨질라 살살 말아 쥐고는 조심스럽게 등교하던 제 모습이 떠오르네요.
저와 붙었던🥊 다음 종이는 아마도 갱지(재생지)입니다. 초중〮등교육과정 12년동안 받은 온갖 유인물과 시험지를 생각해보면 와, 나무 스무 그루는 족히 되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학창시절 재생지를 사용했다는 게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만, 사실 전 이 종이를 싫어했습니다(꽤 단호). 재생지엔 뭘 창작할 일도 없고, 그저 정해진 답을 작성하기 바빴으니까요. 게다가 지우개든 형광펜이든 지나가가기만 하면 종이가 벗겨지는 극악의 사용감 때문에 재생지 좋아하기 쉽지 않았거든요.
마지막으로, 최근 씨름하고 있는 종이로는 가운데 세로로 한 줄만 길게 그어진 통역 노트를 꼽겠습니다. 통역을 위해 연사의 말을 노트테이킹 할 때 사용합니다. 비슷한 노트로는 수학노트가 있는데, 전 수학문제 풀 때 그냥 일반노트를 반 접어 쓰는 걸 더 좋아했어요. 가로줄이 없으면 줄 맞춰 문제풀기 어렵잖아요.
통역할 때 쓰는 글의 수명은 아주 짧습니다. 통역 때 잠깐 참고하고 나면 다시 펼쳐보는 일도 드문데다가, 글씨도 곱게 쓰지 않아 가독성이 떨어지거든요. 하지만 거기 들어가는 ‘순간 에너지’만큼은 여느 논설문 못지 않아요. 군인의 전장 필수품이 총이라면, 통역사의 현장 필수품은 노트와 펜입니다. 그런 면에서 통역노트는 제 전투노트라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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𝐐. 나의 성장기 시절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준 사람은?
* 매주 서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합니다. 여러분의 답변도 궁금해요!
웨
고르기가 어려워요..! 가족들 모두와 친구들 모두, 선생님들이 떠오르는데요. 특별히 아빠와 관련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 드라마를 보다가였는지 갑자기 '세상에는 주인공이 속한 착한 편이 있지만 반대로 나쁜 편도 있다'는 걸 인지했어요. (지금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아닌가?)
여하튼 그때부터 아빠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눈에는 아빠가 착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쁜 편일 수 있다.' 이렇게요. 이후 약 1년 정도 저만의 기준으로 아빠를 심판하는 기간을 가졌어요. 어떤 가치를 위해 실질적으로 에너지를 쏟는지를 주로 관찰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도 그 기간 동안 아빠는 제가 원했던 착한 편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긴 어렵지만, 물질적인 가치를 중시하지 않았고, 불의를 참지 않았고, 강한 사람에게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 약했어요. 그때 배운 정의로움을 어떤 자산보다 부유하게 느낍니다!
하이디
나의 할머니. 딱히 연고지가 없는 내게 ‘고향이 어디냐’ 묻는다면, 나는 할머니가 나의 고향이라 말하겠어요. 모든 것이 흔들리던 성장기 하이디의 세계관 속, 유일하게 견고하고 한결같았던 신의 표상. 주기도문을 내가 썼다면 하나님을 Our father in heaven 이 아니라 Our grandma in heaven 이라 부르지 않았을까. 언제나 그 자리에 한결같이 있어준, 조건 없고 한 없는 사랑을 보여준 유일한 물리적 존재. 아직 살아계셔서 내게 너무 다행이고 신께 감사합니다.
클립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요. 정말 독특하신 분이라 정규 과목 수업은 거의 안 하시고 수업 시간에 매일 우리와 공원에 나가 놀거나, 수영장을 가거나, 운동장에서 운동을 했고요. 급식은 교실 내의 모든 책상을 빼고 바닥에 앉아 먹었어요.
방학이면 운동장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하고, 낮에는 교실에 무릎을 꿇고 앉아 동몽선습이나 소학 등 한자로 된 책을 외우며 보냈어요. 덕분에 고학년 진입 후 성적은 크게 떨어졌지만 제 영혼까지 건강하고 자유로운 한 해였죠. 요즘도 스스로 너무 삶을 옥죈다 싶을 때면 이 때를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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