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안전한 괴리감 가득 넣어 빵을 만듭니다.
다수가 아닌 삶 👋 | 클립
꽃샘추위로 며칠 잔뜩 추웠는데 그럼에도 봄을 숨길 수가 없는지 샛노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뚫고 피어나고 있어요.
산수유의 운명이란 조금 가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다들 한껏 어깨를 움츠리고 겨울의 삶을 살고 있는데 혼자만 싱그러운 색으로 옷을 차려입고 먼저 길을 나서야 하니까요.
때로는 산수유처럼 내가 다수의 사람과는 조금 다른 모습, 생각을 가진 느낌이 들 때가 있죠. 그럴 때마다 우리 산수유를 떠올려봐요.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내가 아름다움의 첫 시작을 알리는 특별한 사람이라 주목받는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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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뚝뚝 🍯 | 웨
3년 전부터 썼던 휴대폰이 용량이 아주 꽉 차서 더 이상 못쓰겠더라고요. 그래서 얼마 전에 새로운 휴대폰을 샀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어서 이전 휴대폰에 있던 정보를 거의 옮기지 않았어요. 용량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보니 텅 빈 갤러리를 보니까 마음이 평안하더라고요.
그런데 한편으론 이전 휴대폰을 사용하며 기록해둔 삶이 사라진 기분이기도 했어요. 3년 동안 행복했던 추억이 많았거든요. 그 삶이 어디 가진 않겠지만, 전원을 끄면 그 기억들과 서서히 멀어질 것 같아서 괜히 불안하고 못 놓아주겠더라고요. 문득 그런 생각까지 들었어요.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 영상, 몇몇 노트 말고 내가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것은 무얼까. 내가 죽으면 나를 정리하는 일이 이렇게 쉬우려나?
한편으론 언제든 다시 전원을 켜서 볼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서서히 멀어지는 것이 두려워서 아직 과거를 놓아주지 못하고 있는 저의 모습이 요번 부끄러움 모먼트입니다. 이렇게 미련이 남는다는 게 바로 삶에 대한 사랑의 증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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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눈 탈출기 🧗♂️ | 하이디
발칸반도 모 국가로 출장을 나온 저는 요즘 키릴문자 배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직업이 통번역사고, 외국어라면 질릴 법도 한데 뭘 또 배우고 앉아있냐 물으신다면. 예, 저도 배우기 싫었어요.
아우 그런데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메뉴판을 앞에 두고 구글 번역기를 뒤적여야 하는 귀찮음을! 문맹이 된 듯한 이 기분을! (사실 이 나라에선 문맹 맞죠.)
키릴문자 사용하는 국가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나라마다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불가리아, 우즈베키스탄, 마케도니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러시아 … 그 외에도 남동〮유럽,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두루 쓰이는 문자라고 하네요.
(제 생각에) 키릴문자의 특징은 영어와 비슷하게 생긴 중에 전혀! 다른 소리가 나는 문자가 있다는 점입니다. 수년간 알파벳에 길든 뇌를 억누르며 읽어야 해서 아주 헷갈려요. H처럼 보이는데 N 소리가 난다거나, P처럼 생겻는데 R 소리가 난다거나, X처럼 생겼는데 H 소리가 난다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맹인에서 문해인으로 거듭나는 기쁨이란 것이 생각보다 톡톡해서 삭막한 출장 기간 충분한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영어나 전공 언어와는 다르게 ‘취미삼아’ 공부해서 그런지, 마치 처음 글을 배우는 어린아이처럼 무엇이든 읽어내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히네요. 길을 걷다가도 수시로 멈춰서 더듬더듬 간판을 읽게 되고, 그러고 있노라면 지나가던 현지인이 웃으며 대신 읽어주곤 합니다. (쉿! 내가 읽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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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년 이맘때 반년 간의 커리어 갭이어를 마치고 이전과는 조금 다른 커리어를 시작했는데요. 새로운 좌우명을 가지고 도전한 프로젝트였어요.
‘성자적 영성과 혁명가적 영성을 두루 갖춘 삶’이라는 문장이에요. 저는 영성이라고 하는 것에 심취하는 편이에요. 어릴 때는 전통적인 기독교 세계관을 깊이 탐닉했고,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 뿌리를 간직하고 있지만 훨씬 더 넓고 다양한 영적 콘텐츠에 관심이 있습니다.
한창 공부를 하던 시즌에는 ‘생존’이라는 키워드로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가진 이야기들을 통해서 물리적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벌이는 원초적 행동들이 얼마나 영적인 행동인지를 탐구하고 분석해보기도 했어요. 그런 공부를 하면서 극과 극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모든 것을 발가벗을 때 신과 독대하기에 가장 알맞은 상태라는 명제에 심취해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회 생활을 하면서 그 감각을 많이 잃어버렸었어요. 그냥 하루하루의 현실, 일상, 루틴을 관성으로 가지게 됐거든요. 그래서 다시 야생성을 회복하고자 재미있고 도전적인 커리어에 도전했었더랬었었었…😝 그렇게 도전한 새 프로젝트, 이번 커리어의 한 사이클이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어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데 자꾸만 뒤를 돌아보고 회고하며 아쉬운 부분을 곱씹게 되네요. 봄이 오려는 시기에 싱숭생숭함을 만나 마음이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다들 이 계절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나말고 봄타면서 마음이 설렁설렁 싱숭생숭 얼렁방구한 사람 또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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𝐐. 어떤 대상에게 마음이 활짝 오픈되는 포인트가 있나요? 있다면 어떤 건지 궁금해요!
* 매주 서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합니다. 여러분의 답변도 궁금해요!
하이디
근래 가장 인사이트가 있었던 문장은 어느 매장 직원이 해주신 말이었어요. 제 경험을 공유하면서, ‘저는 이런 건 불편하고, 저런 건 좀 그랬어요. 그러니 이런저런 스타일은 좀 피하고 싶어요.’ 했더니, 그분이 몇 가지를 추천해주시면서 ‘지금까지 고객님이 하신 경험이 전부가 아니니까요.’라고 덧붙이시는 거에요. 거기서 띠용- 했지요. ‘맞아, 내 경험이 전부가 아니지.’ 고개를 끄덕이고, 그분이 추천해주신 제품을 열린 마음으로 전부 테스트해보게 됐어요. 결과도 긍정적이었고요.
제 마음이 활짝 열리는 포인트는 ‘그래, 저 사람 정말 일리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에요. 그 순간 내가 가진 모든 선입견이 녹아내리면서, 상대에 대한 전인적인 호기심이 생겨요. 저런 일리 있는 말을 하는 저 사람은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을까? 그 경험이 그 사람의 오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그 이후에는 완전히 열린 마음으로, 심지어는 겸손한 태도로 상대의 말을 경청하게 되더라고요.
클립
이 질문을 보면서 제가 ‘왜 갑자기 이렇게 친해졌지?’ 생각했던 사람들을 떠올려 봤는데요. 저는 언어가 참 중요한 사람이에요. 특히 남을 배려하는 언어요. 자신을 비하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남을 해치지 않기 위해 쿠션어를 잘 사용하는 사람을 보면… 갑자기 마음이 녹아요. 그냥 녹아버려요 완전. 그런 사람을 발견하면 저는 그냥 직진합니다. 앞뒤 없어요, 그냥 그날부터 사랑인 거야❤️
웨
전 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내는 사람에게 마음이 오픈되는 것 같아요. 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솔직함, 꾸준함, 이상을 포기하지 않음, 좋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실천하며 살아감(근데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가치와 비슷하면 금상첨화), 당당함, 연민과 사랑의 마음을 유지하는 것 등이 있어요. 조건이.. 참 많네요ㅋㅋㅋㅋ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결국 제가 바라는 저의 모습과도 닮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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