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안전한 괴리감 가득 넣어 빵을 만듭니다.
어서 와요, 여기 앉아요 👋 | 웨
무더운 여름, 올림픽과 함께 시원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늘 그랬듯 올림픽에서 인생을 배우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올림픽 성적이 국력이라고도 하지만,
메달이라는 결과에 집중하기보단 선수들의 노력에 공감하고,
비인기종목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려는 변화가 느껴지는 요즘이에요.
앞으로도 충실한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가면 좋겠어요.
모든 선수들 고마워요. 코리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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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감 수혈해주세요😎 | 하이디
사람마다 부끄러움 포인트가 다르겠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할 때 부끄러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 앞에서 어느 정도 갖춰 입고 있고 싶은데, 속수무책으로 맨살이 드러날 때가 있잖아요. 감정이든, 생각이든, 역량이든, 기호든. 저는 그럴 때 굉장히 취약해진 듯한 느낌이 들어요.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평판을 염두에 두는 생각의 습관 때문이겠죠. 당당하면 될 걸 왜 부끄러워하냐구…!🤷♀️ 그런데 요즘 의외의 곳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걸 배우고 있답니다. 그것도, 병원에서!
최근에 시간이 나서 미뤄뒀던 검진을 몰아서 하고 있는데요. 병원에 가면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밖에 없거든요. 은밀한 부위, 잇몸 상태, 혈액 성분… 전부 다!🤸 검사를 받기 위해 신체 일부를 선생님께 드러내고 있노라면, 본능적인 수치심이 튀어나와 건강과는 전혀 상관없는 (심지어 선생님은 일말의 관심도 없는ㅋㅋ) ‘내 가슴은 너무 밋밋하고 벌어졌는데’, ‘피부 색이 너무 어둡네’💬 따위의 생각을 하며 부끄러워하게 돼요. ‘앗 이런 생각은 할 필요가 없어!’ 이내 정신을 차리긴 하지만요.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가슴과, 자궁과 혈관이 있겠어요. 사실 존재만으로도 고맙고 자랑스러운 애들이거든요. 가끔 쓰다듬어 주고 닦아주고, 아프지 않도록 소중히 여겨줘야 하는. 아프다면 더더욱! 백프로 솔직하게 드러내야만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비난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지만, 전 저에게 근자감이 좀 필요하다고(ㅋㅋ) 생각해요. 근거 있는 자신감만을 가진 사람은, 근거가 흔들리면 바로 흔들리잖아요. 근거가 없어도 변하지 않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제겐 필요하거든요. 저처럼 나를 드러내는 게 부끄러운 분 계세요? 우리는 근자감을 좀 수혈받아야 한돠!
댓글💬 | 웨: 왜 내 글이 아닌데 내 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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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 민감한 사람🙊 | 클립
최근 무직의 상태를 보내며 스스로를 성찰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러다 보니 더 깊이 보게 된 제 모습이 있죠. 저는 어릴 때부터 말하는 걸 좋아했어요. 사람들과 눈 마주치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며 호흡과 반응을 나누는 그 순간이 참 짜릿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언어에 민감하고도 섬세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계속해서 말과 글로 생계를 유지하며 공동체 안에서도 비슷한 역할로 기여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언어에 민감하다는 것은 아주 큰 강점이 되기도, 취약한 점이 되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언어를 골라 쓰고 싶어 단어와 표현 조합의 폭을 넓히는 데 힘쓰다 보니 자연스레 좋은 글을 가까이하게 돼요. 시간과 경험이 쌓여가며 유창한 말뿐 아니라 ‘나만의 진정성이 담긴’ 말과 글이 참 맛있다는 것을 배워가고요. 제게 세상은 온통 풍성한 말맛으로 가득하게 느껴집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언어나 표현을 실제로 써볼 기회가 생기는 것도 행복하고요.
다만, 언어가 거칠거나 무딘 사람과 대화하다 보면 굳이 그렇지 않아도 될 순간에 상처받거나 넘겨짚게 됩니다. 말과 글을 잠시만 나누어도 그 사람에 대한 캐릭터가 명확하게 각인되니 편견이 깊어지는 것도 같고요💬. 어차피 평생 말맛을 탐구하며 살아갈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거칠고 무딘 말에서 덜 상처받고 덜 평가하며 살아갈 수 있는 걸까요?
댓글💬 | 하이디: 저도 이것 때문에 살짝 고민이요. 한번의 대화로 편견을 갖게되고, 그게 은근히 오래 가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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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이 순간은 정말 오래 기억에 남겠구나.'하고 직감하게 되는 장면을 마주하게 돼요. 드물긴 하지만요. 그렇게 직감한 순간 중엔 정말 오래, 자주 떠오르는 순간도 있고요, 강하게 직감한 것치곤 큰 의미를 갖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오늘은 반대의 경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경험하고 있는 순간에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지만, 어느 날 문득, 그러다 자주 떠오르는 그런 사건이요. 요즘은 그렇게 문득 떠오르는 기억들이 새삼 소중하고, 각별하기까지 합니다.
제가 살면서 가본 국가 중에서 가장 좋았던 나라는 스위스예요. 웅장하고 장엄하고 깨끗하고, 정말 아름다운 자연 그 자체였거든요. 근데 얼마 전에 스위스 여행에서 잊고 있던 장면 하나가 떠올랐어요.
해가 어스름하게 지는 저녁 시간에 자전거를 빌려서 호수 주위 산책로를 돌다가, 안장이 너무 딱딱해서 자전거 타기는 포기하고 호숫가에 앉아서 쉬고 있었어요. 그때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멀찍이서 담배를 고독하게 피우고 계셨는데, 이내 호수로 저벅저벅 들어가더니 수영을 하시는 거예요💬. 그때 당시엔 '낭만적이다. 이게 유럽?' 같은 단편적인 감상을 하고 넘어갔는데, 최근에 갑자기 떠오른 이후로는 '찬물에서 혼자 수영하는 기분은 어떨까,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괜히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당시엔 저녁에 호수에서 자유롭게 수영하는 삶을 막연히 동경했었는데, 내가 동경한 대상의 실체가 무엇이었을지 곱씹게 되고요. 어쩌면 제가 동경했던 것이 자유라기보다는 짙은 슬픔이나 외로움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실제로 그분이 슬프셨는지 알 수 없지만요. 기쁨만 가득했을 수도 있지만요.)
분명한 건 그저 배경 같았던 순간이 저도 모르는 사이 강한 인상을 남겼고, 먼 훗날에도 며칠간 사유할 만큼 제게 의미 있었다는 거예요. 앞으로도 문득 떠오르는 기억들을 애정해 주려고 합니다!
댓글💬 | 하이디: 와, 저는 ‘쪄 죽어도 따뜻한 물로 샤워’파라서 찬물입수가 정말 대단해보여요 ㅋㅋ + 나도 숲에 둘러싸인 동네호수 갖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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𝐐. 최근에 본 전시/영화/공연/책/드라마 중 추천할만한 게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 매주 서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합니다. 여러분의 답변도 궁금해요!
웨
저의 최애 드라마 '원헌드레드'를 추천합니다. 사실 2020년에 처음 봤는데 요즘 다시 정주행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 본 걸로 칠게요 ㅋㅋㅋ 저는 인물의 입체성을 사랑하는데 이 작품은 캐릭터 묘사가 레전드입니다. 대략 매드맥스의 드라마 버전 느낌인데 엄청 섬세한 세계관을 가졌고 해리포터 저리 가라 급의 스토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3화까지가 고비예요... 이겨내 주세요 파이팅!!
하이디
저는 그럼 질문에 없는 선택지지만 웹툰을 추천하겠읍니다(질문 내가 해 놓고). 저는 매체 불문 평소에 예민한 편이라 서스펜스나 공포물은 별로 안좋아하고요(근데 파묘는 재미있게 봄. 대낮 + 가족들이랑 + 무서운 장면은 즉각 넘기거나 볼륨을 줄여야 해서 리모콘 사수하면서!). 스트레스 없이 웃거나 캐릭터를 애정하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을 좋아해요. 사실 웹툰 본지 오래되어서 최신작은 하나도 없는 것이 함정.
- 어서오세요. 305호에 글/그림 와난
- 용이산다 글/그림 초
이 두 작가 작품은 종종 다른것도 찾아봅니다. 앗 이것은 그럼 웹툰 추천이 아니라 작가 추천?!
클립
최근 본 영화 중에는 넷플릭스에 있는 <댓글 부대>가 재밌었어요. 사실 (제 주관적 기준) 엄청난 명작이라기보단 킬링타임물로 재밌었어요. 저는 속고 속이고 쫓고 쫓기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생각해볼 만한 질문을 남기는 영화였거든요. …사실 제가 애정하는 (가장) 큰 이유 한 가지는 ‘김성철’ 배우💬님입니다. 오늘 위에 쓴 글처럼 목소리, 발음, 표정, 눈빛이 배우님의 말과 어우러져 캐릭터를 진짜 맛깔스럽게 해요. 말하고 보니 영화 추천이 아니라 배우 추천일지도…😏
댓글💬 | 하이디: 얼마전에 뮤지컬 데쓰노트 넘버 영상 보다가 저도 넘어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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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답변은 무엇인지 아래에 남겨 주세요! (+온돌빵과 나누고 싶은 질문도 대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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