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안전한 괴리감 가득 넣어 빵을 만듭니다.
어서 와요, 여기 앉아요 👋 | 하이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니, 하룻밤 사이에 바뀌었네?’ 하잖아요. 근데 생각해보면 계절은 계속 바뀌고 있는 거거든요.
누가 바꾸었는지, 언제 바뀌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일단 바뀌고 나면 모두가 알게 돼요.
매일 숨차게 사는데도 여전히 그 자리인 것 같아 억울하기도, 지겹기도, 속상하기도 한 당신이, 어느 날 문득, 자신의 환절(換節)을 눈치채는 그날까지
여기 온돌빵이 숨찬 하루의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겨울의 초입에서 갬성갬성 열매 먹은
4번째 온돌빵 모임,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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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native 🔥 | 클립
온돌빵을 나누는 우리가 언젠가 한 자리에 모여 진짜 수다 떨 수 있는 날이 올까요?
네. 옵니다. (단호) 온돌빵은 따뜻하고 안전한 커뮤니티를 꿈꾸고 있으니, 아무 걱정 근심 없이 가볍고 나른한 마음으로 함께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어요. (💬) 애써서 사회적 스킬을 발휘할 필요도, 서로에게 자신의 잘남과 매력을 어필할 필요도 없이요.
지난 호에 예고했던 것처럼 늦은 밤 고된 몸을 이끌고 모닥불 앞에서 마시멜로를 구워 먹었거든요? 모든 순간이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집에 돌아오는 길 이 생각이 든 때였어요.
‘모닥불 앞에 있던 3시간 동안 휴대폰을 단 1번도 보지 않았네?’
왜 그런 이야기 하잖아요. 현대에 휴대폰이나 TV를 보는 건 선사 시대에 움막 안에서 불을 멍하니 바라보며 낮의 긴장을 낮추는 시간의 진화 버전이라고요. 진짜 맞는 말 같았어요. 심지어 휴대폰을 3시간 정도 보면 긴장도나 불안감을 단순 회피하거나 오히려 증가시키는 것 같은데, 불멍 3시간은 정말로 마음이 고요해지더라고요.
그 순간을 보내며 비로소 30대의 피로도가 사랑스러워졌고(💬) 고요하게 생각을 비우는 시간이 소중해졌어요.
다들 연말 시즌을 어떻게 보내실 예정이신가요? 12월 어느 날에는 고요하고 심심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덩어리 시간을 떼 두시는 건 어때요? 이거… 생각보다 훨씬 괜찮더라고요. 😉
댓글💬| 클립: 송년회? 신년회? 기획 중인데 올 사람 있나요 🤚
댓글💬| 웨: 우와 20대는 아직 피로도가 사랑스럽지 않은데 저에게도 그런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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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심심한 오티스 후기 😶🌫️ | 웨
요즘 <오티스의 비밀상담소(SEX EDUCATION)>를 보고 있어요. 아직 시즌 3이고 남은 내용을 몰라서 후기를 쓰는 게 맞나 싶으면서도, 요즘 저에게 영감을 주는 배움의 원천인 게 분명하고, 무엇보다 제가 지금 당장 블로그를 쓴다면 쓰고 싶은 이야기가 이건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오티스는 상담사 성 상담사인 엄마 덕분에 섹스 이론에 도가 튼 소심한 소년이고요. 오티스의 학교 친구 메이브가 오티스에게 학교에 섹스 클리닉을 열자고 제안하며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느낀 점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많지만, 스포가 될까 봐 못하겠고, 요즘 삶에 적용하고 있는 배운 점만 간단히 공유하려고 합니다. 등장인물 중 진(오티스의 엄마)은 저의 기준에서는 오은영 박사님 급 최고의 상담사인데요. 보고 있으면 나중에 상담사가 되고 싶어져요.
무튼! 극 중에 화가 난 상대에게 현재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걸 본 후로 저도 화가 나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나는 지금 화를 느껴. 나는 지금 슬픔을 느껴.' 이런 식으로 표현하게 되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느낌표가 아니라 온점으로 끝나도록 말하는 것!
근데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이전에는 상대가 느끼길 바라며 은연중에 감정을 실어서 말하고, 내 마음을 이해했는지 온 신경을 써서 판단하며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 직접적으로 말하니까 스트레스의 과정이 없어졌고요. 또 스스로의 상태에 대한 메타인지가 되니까 상황을 명확하게 볼 수 있더라고요. 그런 나의 모습에 만족하기에도 좋습니다(꽤나 중요). 일석n조가 아니겠냐며요. 여러분께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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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장례를 치르고 왔어요. 상주 가족들이 저마다 애절하게 슬픔을 표현하는데(야🤷🏻♀️, 너도 상주 가족이야), 나만 점점 이성적(?)여지는 이상한 경험을 했어요. 참고로 저 티 아님다. 에픔다.
이유가 뭐였을까요? 그분들이 내 어머니에게 보였던 천대와 원망('왜 천대를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는가?')을 오랜 시간 느꼈기 때문일까요? 어릴 때부터 그들을 만나야 하는 일이 생기면, 온몸에 힘을 주고 가시 돋친 말에 어떻게 반응할지 수십 번 시뮬레이션하곤 했어요. 수없이 연습한 후에야, 예의 없는 표정과 태도를 용인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었죠.
오랜만에 만난 그분들은, 얼마간의 세월과 소천하신 분에 대한 애도 덕인지 약간의 품위를 갖추셨지만, 그래도 여전하시더라고요. 아버지는 제가 예민하다고 생각할걸요. 그러니 긴 세월 어머니를 보호하지 못했죠.
모든 가족이 이렇지 않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 가족이 어린 저에게 세상이었고 표본 집단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죠. ‘원가족의 그림자’라는 이토록 강력한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저 같은 사람이 결혼을 한다면, 그건 단순히 ‘사랑에 미쳐서’라거나 ‘사람이란 응당 결혼을 해야 하기 때문에’는 아닐 거예요.
‘사랑을 위해서’하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 때문에, 소망을 더듬어 찾고 믿음을 갖는 거예요.
그래요. 우리는 사실, 사랑을 믿고 싶어 하는 건지도 몰라요(갑자기 분위기 로맨틱). 당신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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𝐐. 2023년 12월 31일, 세상이 멸망한다면 남은 한 달간 뭘 하고 싶어요? ☄️
* 매주 서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려고요. 여러분의 대답은 무엇인지 남겨주세요!
클립
일단 멸망의 내용이 중요하겠죠. 물리적 고통이 있는 형태인가, 없는 형태인가가 제 기준 가장 크리티컬한 쟁점. 고통 없이 끝나는 멸망이라면(ex. 소행성 충돌) 저는 일단 사랑하는 연인과 고요한 곳에서 한 달을 보내고 싶어요. 아무도 없는 산이나 호숫가에서요. 싱겁고 적게 먹고 좋은 책들을 읽으며 제 삶에서 사랑을 주고받았던 모든 관계들을 기록해둘 것 같아요.
하지만 대단히 고통스러운 멸망이라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유희를 누려 보것숩니다. 기왕이면 맛있고 대단한 음식을 먹고, 스릴 넘치는 레저도 하고, 친구들과 모여 누구보다 크게 웃으면서요. 마지막 고통의 때에도 이 삶의 순간들이 엔돌핀으로 스쳐 가도록이요.
…이번 질문 제가 썼는데, 대단히 무겁고 심오하네요? (나만 그럴지두)
웨
TMI인데 저는 24년 1월 1일부터 시험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라서요. 이미 31일에 멸망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긴 한데..ㅎ 제가 택한 방법은 확실한 행복 누리기입니다!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좋아하는 장소 가기, 한 끼 소중히 맛있게 먹기, 클라이밍 2시간씩 하기 등이네요.
지금도 ‘언제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후회가 없도록 살자’는 마인드로 살고 있어서, 남은 시간이 한 달이 아니라 하루라 해도 큰 후회나 아쉬움은 없습니다! 남은 시간에도 지금처럼 더 사랑하고 용기를 내야겠다!
하이디
남은 한 달간 나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보낼래요. 우선 전 재산을 한 달에 골고루 분배하여, 고요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겠어요. 거기 들어가 홀로 살림을 차린 다음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가끔 그곳으로 초대해서 아늑한 시간을 보내고 돌려보내는(ㅋㅋ)거예요.그리고는 요즘도 매일 하는 생각을 또 하며 죽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은 특권인가.’
철학적이죠? 후후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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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기능을 새로 배워왔어요(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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